2026-05-19 마음나누기

WHY NOT?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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몇 년쯤 전 이야깁니다.
프로젝트를 진행하면서, 개발자와 소통이 필요한 터라,
아예 작정을 하고 개발을 조금 배워 보기로 했습니다.
예전에 간단한 웹 프로그래밍 정도는 했었기에,
별 걱정 안 하고 시작했는데,
바로 막혔습니다.

개발 환경을 세팅하고,
아주 가볍게,
"HELLO WORLD"
를 화면에 출력하는 것까진 했는데,
그 뒤부턴 하나 도 못하겠습니다.

뭐가 막힌 거지?

답답한 마음에 친구들을 소환했습니다.
저와 아주 친한 친구 몇이 있는데,
그중 둘이 경력 30년 차 시니어 개발자입니다.
그들에게 나 이렇게 하다가 막혔다고,
뭐 해야 하냐고 물었습니다.

그러자, 한 친구가 지금 어떤 식으로 독학을 하냐고 묻더군요.

그래서 파이선이란 언어를 배우기 위해서,
기초적인 책을 사서 그 책에 나와 있는 대로 하고 있다고 했습니다.

책에 나와 있는 대로 어떻게 하냐고 해서,
있는 그대로, 책을 사면 주는 리소스를 다운로드 받아서,
그걸 구축한 개발 환경에서 실행시키면서 확인하고 있다고 했습니다.

그러자, 그 친구는, 정색을 하고 이야기합니다.

"그러지 말고, 거기에 나와 있는 소스 코드를 직접 다 타이핑해!"
라고 합니다.

그 친구는 다시 이야기합니다.
"소스 코드를 복사 붙여넣기를 하면 그건 네 게 아냐. 남의 거지."
처음엔 직접 하나하나 타이핑해야 한다고 하더군요.

그 말을 들으니까, 과거 텍스트 에디터로 홈페이지를 만들던 생각이 났습니다.
모든 html 코드를 하나하나 직접 타이핑하고,
그걸 html로 저장해서 제대로 됐는지 확인하고,
수정하고를 여러 번 했습니다.
그렇게 홈페이지를 하나 만들고 나자, 어느 정도나마 html이 이해가 되었고,
나름 웹 프로그램을 독학으로 익히는 데 도움이 되었습니다.
나중엔 CGI 게시판도 만들고,
PHP 보드로 홈페이지와 간단한 프로그래밍도 했었죠.

그 친구의 말이 옳다고 생각하고,
코드를 하나하나 타이핑하면서 공부를 시작했습니다.

그런데……

진짜 너무 어렵더군요.
아니 귀찮았습니다.
이걸 내가 왜 하나 싶었거든요.

그때, 답하지 않았던 다른 친구가 조용히 제게 메시질 보내왔습니다.

"그거 다 타이핑할 필요 없어.
그냥 원하는 기능을 찾아서 복사해서 역어 넣어.
네가 진짜 개발을 하려는 게 아니라,
개발자랑 대화를 하려는 거 아냐.
대충 어떤 기능이 어떻게 진행되는 지만 알 면 되잖아.
뭘 그리 복잡하게 해.
OO이(처음 이야기해 준 친구)는 대학에서 애들 가르칠 때,
경험으로 이야기한 거야.
네가 그렇게 하면 지쳐서 못해."

광명을 찾는 기분이었습니다.
그래서,
책을 몇 권 더 사고,
이것저것 제가 필요한 부분만 읽고,
대충 원하는 부분만 이해한 다음,
개발자들과 소통을 시작했습니다.

문제는 잘 해결되었습니다.

비슷한 이야기가 하나 더 있습니다.
제게 소중한 사람이 한참 찡그린 얼굴을 하고 있더군요.
왜 그러냐고 물었더니,
100일 동안 성경을 통독하기로 하고 실천하고 있는데,
어느 부분부터 넘어가질 않는 단 겁니다.
몇 번을 읽어도 이해가 안 되고,
그저 답답하기만 하다고 하더군요.

그래서 어떻게 읽고 있느냐고 물었더니,

그 사람이 읽기 가장 힘들 거 같은 부분을,
그냥 악으로 깡으로 읽고 있었습니다.

하루에 읽어야 할 내용도 제법 긴 대 그렇게 읽고 있다니,
놀라울 뿐이었죠.

거의 울상인 그 사람에게, 제게 이런 조언을 했습니다.

"드라마 성경을 틀어놓고 같이 봐요."

그 사람은 별 거부감 없이 그렇게 했습니다.
오디오 성경을 찾아서,
그걸로 본인이 읽고 있는 부분을 틀어놓고,
같이 읽었습니다.

문제가 해결되었습니다.

그 사람이 힘들었던 이윤,
구약 성경에서 대화가 많이 나올 경우,
그게 누가 이야기한 것인지를 쉽게 알 수가 없어서였습니다.

이건 진짜 어려운 일입니다.
이런 상상을 한 번 해보세요.

오디오 드라마를 남녀노소의 구분 없이,
심지어는 등장인물이 누구인지도 정확하게 분리하지 않고,
그냥 주욱 대화를 나열한다면,
쉬이 누가 누구인지 알 수가 없습니다.

정말 이해하기가 어렵지요.

구약 성경을 읽을 때,
많은 사람들이 경험하는 답답함입니다.

이런 답답함을 쉽게 넘길 수 있는 것이,
드라마나, 영화처럼,
전문 성우들이, 남녀노소, 개별적인 캐릭터를 구분해서,
제대로 연기를 해서 녹음 한 오디오 성경입니다.

정말 잘 되어 있어서,
저런 문제를 겪었을 때,
많은 도움이 됩니다.

위의 사람은 제가 조언했을 때,
바로 적용해서, 통독을 잘 진행했습니다.
제게 새로운 방법을 알려줘서 고맙다고 말하기도 했죠.

무척 보람된 조언이었습니다.

그런데 이 조언은 그 사람에게 처음 한 것이 아니었습니다.
예전에도 통독을 하다가 답답하단 사람에게,
비슷한 조언을 했었습니다.
오디오 성경과, 스토리텔링 성경(소설처럼 작성된 성경입니다.)을 이용해 보라고요.

그 사람은 아주 강하게 거부했습니다.
감히 성경을 읽는데,
경건하지 못한 방법을 쓴다는 이유에서,
저는 아주 나쁜 유혹을 하는 사람이 되었습니다.

그리고 그는 한 달 정도 도전하다가, 통독을 포기했습니다.
안 읽히는데 어떻게 해요.

그는 제게 성경을 읽는 것은
아무나 하는 게 아니란 말을 하더군요.

이런 경험이 있었기 때문에
위의 친구가 제겐 정말 소중한 거죠.

여하튼,

오늘 하고 싶은 말은 그겁니다.

"세상에 안 되는 게 어디 있습니까?"

물론 절대적인 어떤 규칙 같은 게 있을 순 있겠죠.
그런데, 선의를 가지고 나아가는 데 있어서,
특히나 배움에 있어선
그런 거 없습니다.
가장 효과적인 것, 자신에게 맞는 방법을 찾아서,
그걸로 된 겁니다.

예전에 어떤 영화에서 나왔던 이야긴데요.
클럽이나 롤라장 같은 곳에서만 집중이 되던 사람이,
아예 공부를 거기서 하니까,
성적이 올랐단 이야기가 있었습니다.

이 이야기,
영화 속에서 재미를 위해서,
만들어진 허구 같죠?

놀랍게도, 실제로 그렇게 사법고시에 합격하신 분이 계십니다.
그분의 이야기를 각색한 거예요.

무언가 배운다는 것은,
나의 것이 아닌 지식, 또는 지혜를,
나의 것으로 만드는 것입니다.

여기에서 가장 중요한 것은
"나"
입니다.

나에게 맞는 방법을 찾는 것이 가장 중요합니다.

안 될 게 뭐가 있겠습니까?

WHY NOT?

from 무상

사족: 해보면 되죠? 안 그런가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