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저는 요리하는 걸 좋아하는 편입니다.
유학생 시절 식당에서 아르바이트를 하면서 첫 요리를 배웠고,
그걸 기반으로 그럭저럭 맛있는 음식을 해먹었기 때문에,
자주 하고, 즐겨서 하는 편입니다.
인터넷이나 방송에서 어떤 신기한 요리가 나오면,
직접 시도를 해보기도 합니다.
몇 년 전부터는 집에서 먹는 음식은 전부 직접 요리하고 있습니다.
그런데, 얼마 전부터 요리를 하는 데 알 수 없는 벽 같은 게 느껴지더군요.
어떤 요리를 해도, 비슷한 느낌이 나더라고요.
그러다 보니, 새로운 맛을 느끼고 싶은데 아쉽더라고요.
그래서 기존의 방법과는 다른 방식을 찾아서 사용해 보는데,
그럴 때에는 왕창 실패를 해버립니다.
(망해버린 육전, 망해버린 똠얌꿍, 망해버린 돼지고기 무침)
제법 요리를 한다고 자부했는데,
그렇게 실패하니까 할 수 있는 요리의 한계인가 싶었습니다.
그래서 혼자서 고민을 하다가, 방법을 찾아보기 위해서 책을 찾았습니다.
그러다가 알게 된 책이 이겁니다.
더 푸드 랩(The Food Lab) (book)
권당 5만 원의 어마어마한 가격의 책입니다.
e book으론 있지도 않죠.
이 책에 들어가 있는 내용은 요리에서 나타나는 현상에 대한 과학적 설명입니다.
어떤 상태에서 어떤 반응이 일어나고,
고기는 어떻게 구워지고,
소스는 어떻게 만들어지고,
기타 등등등
정말 대단한 내용이 있지만, 사지는 못했습니다.
이윤 비싸기도 하지만, 책이 너무 커서요.
이 책을 알게 된 다음에 함께 알게 된 다른 책도 있긴 합니다.
음식과 요리 (book)
이 책은 더 비쌉니다.
물론 이 책도 사진 않았습니다.
책이 너무 커서요.
책들엔 전부 요리를 할 때 나타나는 현상에 대한,
정확한 설명이 있습니다.
육수가 나오는 방식,
조미료가 맛을 내는 방식 같지요.
서점에 이 책들을 읽으면서 사고 싶은 충동을 누르느라 고생이 많았습니다.
그리고 이와 비슷한 책을 찾기 위해서 많이 노력했습니다.
그리고 찾은 책이 이 두 권입니다.
푸드 사이언스 150 (book)
사이언스 쿠킹 (book)
책값도 저렴하고, e book 도 있고,
위에 언급한 책들의 내용도 많이 포함하고 있죠.
장점은 저렴하고 e book으로 있어서 접근이 용이하단 거고,
단점은 사진이 좀 적다는 겁니다.
아울러 이 책들은 레시피 북이 아니어서,
이 책 자체로 어떤 요리를 하는 데엔 도움이 안 됩니다.
대신 이 책을 읽으면 이런 말을 할 수가 있죠.
음식을 할 때 설탕은 가장 먼저 넣어야, 그 맛이 오래간다거나,
또, MSG 등의 조미료를 이용해서 국물을 낼 때에는,
초기에 넣어야 그 특유의 느끼한 맛을 잡을 수 있다는 거나,
고기를 구울 땐 전체적인 온도가 통일 되도록 해줘야 한다거나…
이런 가장 기본적인 지식을 줍니다.
사실 이 기본적인 지식들을 몰라도 요리를 잘 할 수는 있습니다.
특히나 제가 배운 한식 스타일은 이리저리 응용해서,
육개장, 짬뽕, 국밥, 된장찌개, 김치찌개 등 다양하게 변형시킬 수도 있죠.
어딜 가도 그럴듯하게 맛난 요리를 할 수 있습니다.
그런데,
몇 가지 아는 방식으로 돌려 막기를 하는 거라서,
그 맛의 차이는 크지 않습니다.
뭔가 새로운 시도를 하면,
그러니까. 기본적인 틀을 넘어서면, 맛이 확 망가져 버립니다.
그런데 가장 기본적인 지식을 알고 있다면,
짠맛에 신맛을 더하는 방법,
특수한 향을 입힐 때 순서 같지요.
그걸 알면, 새로운 재료를 접할 때 어떤 방식으로 접근할지를 알 수 있죠.
예전에 유행했던 프로그램인 냉장고를 부탁해 같은 프로그램에서
셰프들이 처음 보는 또는 특수한 재료들을 가지고,
새로운 음식들을 만들어내는 일이 가능한 것.
백종원 님이 해외에 나가서 처음 보는 재료를 접하면서,
어떻게 요리하면 괜찮겠다고 상상할 수 있는,
그런 다양한 응용이 가능하게 하죠.
어떤 분야의 일을 할 때 가장 중요한 것이.
기본적인 지식입니다.
사실 이건, 회사에서 직원을 뽑을 때,
학원에서 그 기술을 배운 사람과,
학교에서 전공으로 배운 사람 중에서 후자를 선호하는 이유이기도 합니다.
변화가 생겼을 때,
거기에 적응해서 새로운 시도를 할 수 있는 사람은 압도적으로 후자거든요.
물론 100% 그렇다는 건 아니지만요.
그래서 새로운 분야의 공부를 시작하는 이에게 가장 많이 하는 조언입니다.
쓸모없어 보이고,
당장 뭔가 도움이 안 되어 보이는 것이지만,
기본적인 개념과 지식을 익히는 데에 최대한의 노력을 하라고요.
결국은 그게 모든 상황에 군단이 되어주니까요.
from 무상
사족: 오늘은 진짜 정신이 없네요. 글을 쓰면서도 문장이 이리저리 흔들리는 게 많습니다. 추후 한 번 수정하고 정리하도록 하겠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