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26-05-19 마음나누기

추억 보정

아케이드 키드
레트로 보이
오락실 세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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몇년 전 재미있는 기기를 하나 구매했다.

과거에 판매했던 레트로 게임을 다시 즐길 수 있도록 한 기기였다. 사실 훨씬 도 전부터 레트로 아케이드 게임을 즐길 수 있는 에뮬레이팅 머신은 여럿 판매가 되었지만 불법 복제가 꺼림찍해서 사지 않고 있었다. 그러다가 오리지널 게임사가 직접 자기네 게임 중에서 인기 있었던 게임을 이십여종을 담아 판매를 했기에 거리낌없이 구매를 했다.

예약 구매여서 들뜬 마음을 안고 기다렸다.

마침내 게임기가 도착했고, 큰 기대를 가지고 게임을 실행시켰다.

거의 30년 만에 만나는 게임이었기 때문이다.

고교시절 내가 다니던 오락실에는 다양한 대전 액션 게임이 인기를 끌었었다. 다만 나는 그 인기있는 게임을 즐길 수 없었다. 이유? 못했기 때문에……

여하튼 그 와중에 내가 오락실에 즐기던 한 게임이 있었다. 월드 히어로즈라고, 대전 액션게임이긴 했는데, 뭔가 조작이 어설프고, 메이저 게임사에서 만든게 아니어서 아무래도 인기가 없었다. 그러다보나, 나 혼자 신나게 즐길 수가 있었다. 그렇게 그 비인기 게임은 나의 최애 게임이 되었다.

다만 비인기 게임이었기 때문에 가정용 콘솔로 이식되는 경우가 드물었고, 그러다보니 정상적으로 즐기기가 어려웠다. 뭐, 내가 다른 게임에 빠지면서 자연스럽게 잊게 된 탓도 있긴 하다만……

여하튼 그 게임이 게임사에서 말매한 추억의 게임기 안에 수록이 되어 있었다. 혹시나 하고 봤는데, 들어 있더라. 갑자기 추억이 떠오르며 다양한 즐거운 기억이 함께 연상되었다. 그러니 그 상품을 안 살 수가 있나.

여하튼, 상품은 도착했고, 게임기는 실행시켰고, 해당 게임을 실행되기를 기다렸다.

그리고 추억은 부서졌다.

게임은 내가 생각했던 것과 너무 달랐다. 당장 반응이 느렸고, 그래픽도 뭔가 구렸다.

슬퍼졌다.

혹여 게임사가 게임을 엉망으로 만들어서 그랬을까 고민도 했었는데, 결론부터 이야기하면 아니었다. 그냥 예전엔 멋있어 보였던 것이 지금은 그러지 못한 것뿐이다.

추억속에 맛있었던 음식을 다시 찾아서 먹었더니 맛이 밍밍하거나, 이상한 것처럼 말이다.

일종의 추억 보정이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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나는 그 게임을 떠올리면서 단순히 그 게임 자체만 떠올린 게 아니다.

그 게임을 하던 시기의 나도 같이 떠올린 것이다.

쓸데 없이 웃음이 헤프고, 별 크지 않은 것에 집중하고, 시답지 않은 것에 진지하고, 세상 모든 것이 신기하던 그 시절의 즐거움이 함께 하고 있었던 거다.

그러니까 추억은 추억으로 둘 때 아름다운 거다.

from 무상

여기까지 쓰고 글을 마무리하려는 데, 재미난 걸 알아 버렸다. 당시 아케이드 게임은 LCD나 LED 화면이 아니라 브라운관 화면에서 돌았고, 게임 보드엔 딥스위치라는 게 있어서 오락실마다 미묘하게 컨트롤이 다를 수 있다는 거 말이다. 뭔가 이상하게 있어서, 그걸 해결하려고 이것저것 알아봤다.

그러던 중 브라운관(방송용 모니터)에서 해당 게임을 오리지널(네오지오 팩 게임)로 다시 해볼 기회가 생겼다.

재미있더라.

그러니까, 추억팔이 한놈들이 잘못 만든 거더라.

췟!

그런데 그 추억을 즐기려면 돈이 많이 들더라.

가볍게 포기.

여하튼 쓴 글이 아까워서, 올리기로 했다.

뭐…추억이 즐거울 수도 있는데, 그걸 고대로 만드는 건 돈이 드네….


진짜…끝



사족: 생각해보면 파이널 판타지 픽셀 리마스터나, 디아블로2 리마스터 같은 게임은 20년 넘게 지나서 다시 해도 재밌더만…. 뭔 생각이었던 건지.

사족 둘: 추억이 추억 그대로 재미있고, 맛있고, 행복할 수도 있지 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