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26-05-19 마음나누기

철학은 어디 써먹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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철학 신간을 사서 읽다 보면, 종종 이런 이야길 듣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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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건 어디에 써먹어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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세상 사는데 하등의 도움도 안 되는 학문,
당장 살아가는데 필요한 기술을 배워야 할 시간도 없는데,
복잡하고, 어렵고, 여러 번 곱씹어야만 살짝 이해가 되는,
고리타분한 그런 것.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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빠르게 결과가 보이길 바라는 성향이 강한 한국에선,
답답해 보이는 분야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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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런 평가가 전 참 아쉽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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정말 그렇게 보이거든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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올해 4월, 아주 재미난 사건이 있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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유행의 가장 끝단에 서있는 연예 기획사의 경영권 분쟁으로 인한 기자회견이었죠.
어도어의 민희진 대표가 자신이 처한 상황에 대해서 많은 설명을 했습니다.
그리고 그 와중에 그녀가 아이돌을 프로듀싱할 때 사용한 개념이 슬쩍 나왔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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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정, 반, 합"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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게오르크 빌헬름 프리드리히 헤겔의 변증법의 3단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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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가 타인에게 역사에 대해서 설명을 할 때 가장 먼저 이야기하는 개념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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현재 철학에서 엄청나게 중요한 개념이고,
우리가 살아가는 사회 시스템에서 가장 강력한 힘을 발휘하고 있는 "법칙"입니다.
(이건 저의 주장입니다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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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런데 의외로 한국에선 그렇게 많이 알려지지 않은 개념이죠.
그것은 아마도,
헤겔의 변증법을 유물론적으로 해석하여 유물론적 변증법을 주장하며,
공산주의 선언을 한 칼 마르크스 때문이 아닌가 합니다.
빨갱이란 이름으로 비슷한 단어가 들어가 있으면 식자를 탄압하던 시대,
야만의 시대가 꽤 오랫동안 지속되었던 나라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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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 덕에 한국의 철학교수들은 헤겔에 대해서 연구하기가 어려웠습니다.
그래서 그들이 판 것은 헤겔이 주로 비판했던 임마누엘 칸트였죠.
그랬던지라 세계적인 칸트의 연구는 한국에서 많이 나왔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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헤겔은 많은 별명을 가지고 있습니다.
그중에 하나가 "마지막 근대인"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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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 말은 많은 의미를 가지고 있습니다만,
어떤 이는 이를 가지고,
그가 이미 지난 세대 사람이라고 비하하는 의미로 해석합니다만,
사실 이 말은 그에 대한 최고의 찬사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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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의 철학으로 인해서 근대라고 불리는 시대가 정리되고,
현대라고 정의하는 신 시대가 시작했다는 거니까요.
그는 진정한 현대(Mordon)의 창조자니까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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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의 ‘정반합’의 강의는 1801년 예나 대학에서 강의하면서부터 시작됩니다.
정확하게 변증법이라고 강의를 시작한 것은 아닙니다만,
1801년부터 강의에서 사상을 발전시켜왔죠.
그러다가 1807년 정신현상학이란 책을 발표하면서,
여기에 변증법적 방법론을 처음 체계적으로 소개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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정신현상학 (book)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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정반합의 개념은 간단하게 정리하면 다음과 같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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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1. 정(正, thesis): 어떤 개념이나 이론이 제시됩니다.
  2. 반(反, antithesis): 그 개념에 대립되는 개념이 나타납니다.
  3. 합(合, synthesis): 정과 반의 대립이 해소되고 두 개념을 포괄하는 새로운 개념이 형성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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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간단하죠?
    이것이 아주 특별해지는 것은 단순히 3단계로 끝나는 것이 아니라,
    "합"으로 만들어진 것이 다음의 단계를 거쳐,
    새로운 "정반합"을 만들어내기 때문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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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4. 새로운 출발점: 합은 이전 단계의 논의를 종합하여 새로운 시작점이 됩니다.
  5. 더 높은 차원으로의 이동: 이 새로운 정은 이전의 논의보다 더 복잡하고 심화된 수준에서 시작됩니다.
  6. 새로운 반의 등장: 이 새로운 정에 대해 다시 반대되는 견해(반)가 나타납니다.
  7. 지속적인 발전: 이 과정이 계속 반복되면서 지식과 이해가 계속 발전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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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즉 세상이 끊임없이 정반합의 구조로 연결되어서 변화된다는 겁니다.
    이런 해석은 지금까지 세상이 변화해온 모습을 아주 명쾌하게 설명할 수 있습니다.
    놀랍게도,
    헤겔이 살던 시대까지,
    밝혀져있는 역사는 변증법으로 설명이 가능했습니다.
    설명이 불가능하다면,
    그것은 정반합의 변수를 아직 못 찾았을 뿐이었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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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그러다 보니, 이 변증법으로 미래를 예측할 수 있단 판단도 황당한 게 아니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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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실제로 몇몇 이론을 더해서 그걸 하고,
    자본주의의 멸망을 예견한 사람이 칼 마르크스죠.
    여기에 대한 이야기를 하면 안 그래도 길어진 이 글이 몇 배는 더 길어지니,
    넘어가고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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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실제로 뉴 진스를 프로듀싱 한 어도어의 민희진대표(전을 붙여야하나)는
    정반합의 개념으로 아이돌을 프로듀싱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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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어떤 아이돌이 인기를 끌면,
    거기에 반이 되는 아이돌을 기획하고,
    다시 합이 되는 아이돌을 기획하는 방식으로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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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여기에 아이돌이 가지는 패션이나 음악 스타일 역시,
    변증법적 사고를 적용하여 기획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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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이것은 현재의 패션계에서 미래 패션을 예측할 때 사용하는 것과 비슷합니다.
    그걸 간단하게 적어보면 이렇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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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8. 정(Thesis): 현재의 패션 트렌드 특정 시기에 지배적인 패션 스타일이 ‘정’이 됩니다.예: 1950년대의 풍성한 스커트와 잘록한 허리라인
  9. 특정 시기에 지배적인 패션 스타일이 ‘정’이 됩니다.
  10. 예: 1950년대의 풍성한 스커트와 잘록한 허리라인
  11. 반(Antithesis): 기존 트렌드에 대한 반작용 시간이 지나면서 기존 스타일에 대한 반발이 생깁니다.새로운 세대, 사회적 변화, 기술 발전 등이 이를 촉진합니다.예: 1960년대의 미니스커트와 직선적인 실루엣
  12. 시간이 지나면서 기존 스타일에 대한 반발이 생깁니다.
  13. 새로운 세대, 사회적 변화, 기술 발전 등이 이를 촉진합니다.
  14. 예: 1960년대의 미니스커트와 직선적인 실루엣
  15. 합(Synthesis): 새로운 트렌드의 탄생 기존 스타일과 새로운 요소가 결합하여 독특한 스타일이 만들어집니다.이는 이전 스타일들의 요소를 포함하면서도 새로운 해석을 더합니다.예: 1970년대의 다양한 길이의 스커트와 혼합된 실루엣
  16. 기존 스타일과 새로운 요소가 결합하여 독특한 스타일이 만들어집니다.
  17. 이는 이전 스타일들의 요소를 포함하면서도 새로운 해석을 더합니다.
  18. 예: 1970년대의 다양한 길이의 스커트와 혼합된 실루엣
  19. 새로운 정(New Thesis)으로의 전환 이 ‘합’의 스타일이 새로운 ‘정’이 되어 다시 순환을 시작합니다.시간이 지나면서 이 스타일에 대한 새로운 ‘반’이 나타납니다.
  20. 이 ‘합’의 스타일이 새로운 ‘정’이 되어 다시 순환을 시작합니다.
  21. 시간이 지나면서 이 스타일에 대한 새로운 ‘반’이 나타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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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재미난 건 이런 형태의 트렌드 변화 때문에,
    우리는 몇십 년마다 유행이 돌고도는 것처럼 느끼게 되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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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뜬금없이 이렇게 철학 이야기를 하는 것은,
    당장은 필요가 없어 보이는 것인데,
    사실 이게 가장 중요한 것이기 때문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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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어디에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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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기획을 하는 데 있어서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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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기획은 논리를 세우는 일입니다.
    논리는 백지에서 나오는 것이 아닙니다.
    단단한 바탕이 있어야 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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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기획하는 방법에 대해서 콘텐츠를 제작하기로 하고선,
    가장 어려운 것이 무엇일까 고민하고 있습니다.
    여러 명에게 물었을 때,
    나온 이야기가 이거더군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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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아이디어를 모으는 거야 그리 어렵지 않은데,
    이걸 역어내는 게 어렵다고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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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그래서 그때 필요한 게 바로 철학입니다.
    특히 추천하는 이가 둘 있는데,
    한 명은 오늘 소개한 헤겔이고,
    다른 한 명은 내일 소개할 비트겐슈타인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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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from 무상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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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사족: 아마도, 명절에는 블로그에 글을 쓰지 않을 듯합니다. 명절이 끝나고는 몇 주 전부터 준비하는 콘텐츠들을 업데이트할 듯합니다. 괜찮은 콘텐츠를 만들려고 노력하고 있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