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26-05-19 마음나누기

동업자 정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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어제의 글과 이어집니다.
그러나, 주제는 전혀 다릅니다.

야구 경기를 보면 가끔 벤치클리어링을 보게 됩니다.
양 팀 선수 간에 갈등이 생기게 되고,
그 때문에 모든 선수가 그라운드로 뛰어나가는 장면이죠.
말로만 싸울 때도 있고,
주먹질이나,
아예 심하면 이단옆차기를 할 때도 있습니다.

팀 간의 육체적인 싸움을 벤치 클리어링이라고 하는 이유는,
이런 일이 생겼을 때, 그라운드는 물론이고,
벤치에 있는 선수까지 모두 나와야 하기 때문입니다.

만약 이때 참석하지 않는다면,
그 선수는 어마어마한 벌금을 내야 하고,
심할 때는 팀에서 방출되기도 합니다.

법정 드라마나, 의학 드라마, 또는 영화에서 종종 나오지만,
실제로는 일어나지 않는 일이 몇 개 있습니다.

의사가 다른 의사의 진단이나 치료를 공개적으로 비판하는 것,
변호사가 타 변호사의 행위를 공개적으로 비판하는 것,
같은 것 말이죠.

사적으로는 할 수 있으나,
공적으로는 잘 하지 않습니다.

물론 심각한 상황에서는 나서기도 합니다만……

미국에선 이것들은 아주 강력하게 지켜지는 편입니다.
심할 때는 변호사나 의사 면허가 정지되거나,
지역에서 퇴출되기도 합니다.

예전에 냉장고를 부탁해를 유심히 보셨던 분들은,
한 가지 특이한 것을 발견하실 수 있을 겁니다.

셰프들이 서로 경쟁하는 프로이고,
이 셰프들이 대부분 식당을 운영하고 있습니다.
서로 간에 재미를 위한 다양한 디스를 하는 중에,
절대로 하지 않는 것.

그것은 상대방 식당의 요리를 비난하지 않습니다.

자기 요리가 맛있다고 자화자찬하고,
남의 식당의 어떤 요리는 진짜 맛있다고 하고,
어떤 요리가 정말 좋다고 이야기하는데,

어떤 식당의 어떤 음식은 엉망이다..
또는 이건 별로다..
같은 한두 번쯤 나올 법한 그런 말은 절대 나오지 않습니다.

이는 유럽에서부터 이어져 오는 전통인데요.
요리사들은 절대 다른 식당의 요리에 대해서 공개적으로 비난하지 않습니다.

이와 같은 것들을 모두
Professional Courtesy
라고 합니다.

그냥 해석하면 직업상의 예의인데요.
이 단어는 제가 어제 이야기했던 "동업자 정신"입니다.

애초에 동업자 정신이란 단어가 저 단어를 번역하면서 나온 걸로
전 알고 있는데, 확실하진 않습니다.

같은 일을 하는 사람 간에 가져야 할 최소한의 예의 같은 거라고 보시면 됩니다.

제가 이것을 이야기하는 것은,
어떤 구성, 조직, 그룹, 단체 등을 이룰 때,
최후의 보루가 바로 이것이 기 때문입니다.

잘 보시면 아시겠지만,
위의 행위들은 직접 그 안에 있는 사람이 아닌 제삼자의 눈에는,
비도덕적으로 보일 수 있습니다.

다른 의사가 잘못된 진단 내린 것도, 공적으론 비난하면 안 되고,
평화를 사랑하는 운동선수일 수도 있는데, 그라운드에 나가야 하고,
엉망인 레시피의 요리에 대해서도 비판할 수 없으니까요.

그렇긴 합니다.
그러나, 그게 그 단체를 묶어주는 마지막 선입니다.

어제의 글과 다시 엮이는 이야기입니다.

어제 제가 그랬죠.

갈등 상황이 중재로 해결이 안 될 때에는,
피아를 구분하고,
의견을 통일한 후에,
그걸 하나로 해결하는 게 가장 좋다고요.

그룹 내부에서 그런 갈등 상황에 커지면,
희한하게 이 동업자 정신을 어기는 사람이 나오게 됩니다.

자기가 싫어하는 사람과 연관이 되었다고,
기본적인 조직의 룰을 어기는 거 말이죠.

이런 경우 어떻게 해야 할 가요.

답은 하나입니다.

확실하게 징계해야 합니다.
또는 방출을 해야 합니다.

그래야 그 집단, 단체, 조직이 살아남습니다.
안 그러면 우스워져요.
그리고 진짜 그렇게 되면 대부분,
붕괴됩니다.

이 말은 다시 이야기하면,
갈등이 아무리 높더라도,
최소한에 지켜야 할 선은 있다는 뜻입니다.

그 선을 넘어선 안 된단 거고요.

개인적으로,
이 대한민국이란 나라에서,
그러니까 최대한 확대된 조직, 단체, 그룹으로서,
이 국가의 구성원으로 가져야 할
동업자 의식,
국민 의식은 역사에 기반한다고 생각합니다.

적어도 한국인이라면,
역사의식에 있어서,
최소한의 선은 지켜야 합니다.
그를 넘어선 이를 좌시하면 안 되고요.

위에 언급한 동업자 정신,
Professional courtesy이 가장 잘 지켜지는 나라가 미국인데요.

이 미국의 시민권을 얻을 때 하는 선서에는
‘미국과 출신 국가가 전쟁이 났을 때에, 미국을 위해서 무기를 들 수 있다.’
는 내용이 들어갑니다.

그리고 이를 어긴 것에 대해서 대단히 강력하게 처벌하고 있습니다.
아주 작은 것에도 말이죠.

요즘 정치권에서 한국 역사와 관련된 발표를 종종 보면,
이 기본적인 동업자 정신이 결여된 게 아닌가 싶은 이들이 보입니다.

그래서 많이 안타깝습니다.

from 무상

사족: 차를 몰고 다니면서 하루 걷는 걸음의 수가 극단적으로 줄었었습니다. 하루 2000보를 걸으면 많이 걷는 거였거든요. 그런데 최근 3주 정도, 하루도 빠짐없이 최소 6000보 이상을 걷고 있습니다. 안 하다 하니 진짜 힘드네요. 그래도 해야 하는 것이라 열심히 합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