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26-05-19 마음나누기

그게 옳다고?

지식과 지혜를 어떻게 구분할까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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정의야 다들 아실 거고, 그럴듯한 답도 다들 알고 있을 겁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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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식은 정보이고, 지혜는 그 정보를 가지고 작용하는 어떤 정신적 능력이라고 정의해야 하는데……
사실 애매하죠.
그래서 다들 대단히 선문답같이 구분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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또, 아주 슬프게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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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혜였던 것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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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식화하여, 그저 정보 그 자체로만 가지고 있는 이들도 많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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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저 알고 있을 뿐 실천하지 않으면 아무리 훌륭한 지혜였다고 하더라고,
그저 지식, 아니 어쩌면 그냥 어떤 흔적일 밖에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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뭐, 이런 고차원적인 방법 말고, 지식과 지혜를 구분하는 제 개인적인 방법은 이겁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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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냥 변할 수 있는 것이면 지식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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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리고 그걸 확인하기 위해서 끊임없이 의심합니다.
정말 끊임없이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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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가 이렇게 하는 이유는 별거 없습니다. 법칙이 변하는 걸 몇 번이나 봤거든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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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elly_enn, 출처 Unsplash
© elly_enn, 출처 Unsplash
공룡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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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가 이 공룡을 처음 알게 되었던 1980년대엔 말이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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공룡은 파충류의 하나로 알려져 있었죠.
그래서 냉혈동물로 인지되었고, 가르쳤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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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가 가져온 이미지의 티라노사우루스처럼 상체를 숙이는 형태도 아니었습니다.
2족 보행으로 서서 멍하니 있는 모습이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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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러나 지금은 전혀 다르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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수많은 연구 결과로 인해서,
공룡은 파충류보다는 조류에 더 가깝고,
온열 동물이었을 것이라고 여겨집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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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식, 그러니까 정보는 언제든 바뀔 수 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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또 예를 하나 들어볼까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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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nasa, 출처 Unsplash
© nasa, 출처 Unsplash
1950년대까지 지구의 나이는 약 30~35억 년 정도라고 알려져 있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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당시의 기술로 알아낼 수 있는 최대치가 그 정도였거든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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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런데 지금은 45.4억 년쯤 될 거라고 추정하고 있습니다.
1950년대 이후 방사선 원소 연대측정법이 발전하였고,
오래된 암석 샘플이 발견되었고,
아폴로 계획에 따라 가져온 달 암석의 일부가 지구의 나이를 추정하는데,
중요한 증거가 되었거든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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결과적으로 지구의 나이는 1950년대와 지금 거의 10억 년 이상이 차이가 나게 되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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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런 비슷한 것이 몇 개 더 있습니다.
이걸 들으면 되게 웃프실 수 도 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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혹시 십자가 매달린 예수님의 손에 박힌 못의 위치를 아시나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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수많은 미술 작품과 조각품 등을 통해서 많은 이들이 손바닥 중앙이라고 알고 계실 겁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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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log Image
바로 저기 말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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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런데 우리나라에선 크게 이슈가 안됐지만 1990년대 초반 한 외과의사가 이 부분에 문제 제기를 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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못을 저기에 박으면 사람의 신체 무게를 견딜 수가 없기 때문에 손이 찢어지고 십자가에서 떨어진다고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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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러니까 그간의 예술 작품이 다 틀렸다는 겁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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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 외과의사는 다음과 같은 위치가 맞는다고 발표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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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log Image
그러니까 손바닥이 아니라 손목이라고 말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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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리고 이야기는 그렇게 정리되는 듯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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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런데 말이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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고고학자가 재미난 걸 찾아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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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00년 전 로마시대에, 로마에서 십자가형을 처한 사람의 시신을 말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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시신이 재미나다는 게 아니라 그 시신의 손에는 못 자국이 나있었거든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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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러니까 뼈에 못 자국을 통해서 어디에 못을 박았는지 유추할 수가 있었던 거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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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래서 다시 정의된 위치는 여깁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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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log Image
손목과 손바닥의 중간 지역.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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절묘하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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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게 왜 웃프냐고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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가톨릭에는 성흔이라는 게 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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예수님이 십자가에 매달리실 때 났던 상처가 몸에 나타나는 건데요.
일종의 기적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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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사이의 프란치스코(성 프란체스코)가 이 성흔의 기적으로 유명하신 분이기도 하죠.
(참고로 바티칸에서 유일하게 예수님의 성흔으로 인증한 분이 이분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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가톨릭이 국교인 국가들 중에선 이 성흔으로 사기를 치는 이들이 있습니다.
자신에게 성흔이 있다면 서 사람들을 모으고,
싸구려 기적을 판매하는 거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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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국에도 한 명 있었던 거 같은데,
뭐, 필리핀이나 브라질, 아르헨티나, 스페인 등, 가톨릭이 국교이거나
또는 그에 준하는 위치에 있는 국가들에는
꼭 있더라고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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성흔이 있다고 주장하면서 사람을 모으고 뭔가 하는 이들 말이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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저 위의 십자가 못의 위치 논쟁이 일어나는 동안 무슨 일이 있었을까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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저 성흔의 위치를 주장하던 이들의 성흔의 위치가 계속 바뀌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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손바닥에서 팔목으로, 팔목에서 다시 그 중간 위치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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웃기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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저는 지식과 지혜의 구분을 그렇게 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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변할 수 있는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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대부분의 지식은 사실 변해도 별문제가 없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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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구의 나이가 35억 년이던 45억 년이던 제게는 큰 영향이 없으니까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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성흔의 위치가 나와 무슨 상관이 있습니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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티라노사우루스는 좀 상관이 있을 지도 모르겠습니다만…
(공룡을 어떻게 참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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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혜가 되는 것들은 보통은 저 스스로 바꾸어선 안 되는 것들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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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식에 근거한 신념에 가깝겠네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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요즘 많이 생각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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from 무상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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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족: 블로그에 글쓰기 기능이 진짜 많이 좋아진 거 같습니다. 글을 쓰면서 많이 도움을 받고 있네요. 특히 그림을 찾아서 넣거나, 이런 것들을 할 때는 도움이 많이 됩니다. 계획하고 있는 업무를 위해서 지속적으로 스터디하고 있고, 준비하고 있습니다. 다만 시간이 조금씩 걸리네요. 10년 만에 제대로 하는 거라 잘하고 싶습니다. 무지성으로 말도 안 되는 일을 하고 싶진 않거든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