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26-05-19 마음나누기

공적, 사적……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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인도의 위인인 간디는 마하트마란 별명으로 불립니다.
위대한 영혼이란 뜻으로, 역적으로 업적을 이룬 이에게 붙이는 칭호였는데,
지금은 간디 개인을 지칭하는 말이 되어버렸습니다.

몇 년 전부터 이 간디에 대한 부정적인 평가가 서양에서 많이 나옵니다.
그가 가족에게 가부장적인 사람이었고,
노년에 어린 여성과 잠자리를 같이 하였었고,
서양 의학을 과하게 거부함으로써 의학 발전도 저해시켰다는 것들 말입니다.

이런 이야기가 나오면서 서양에선 간디의 동상을 없애고,
그에 대한 기록을 말살하잔 이야기도 나옵니다.

위대한 영화배우이자 감독이었던 찰리 채플린도 비슷한 이야기가 나옵니다.
그가 미성년자와 성관계를 했고,
성적으로 아주 문란했다는 증언들이 나오면서,
그에 대한 언급을 하는 걸 꺼려 하죠.
흑백 무성 영화만 틀어주는 미국의 케이블 채널에선
한때 방송 분량의 절반이 그의 영화였었으나,
한동안 방송에서 완전히 사라졌었습니다.

입체파의 창시자이자, 위대한 예술가인 피카소 역시 비슷한 이야기가 나옵니다.
그가 여성을 학대하고, 아내에게 진실하지 못했단 이야기가 나오고 있습니다.

제법 많은 위인들에게서 이런 이야기가 나옵니다.

토머스 제퍼슨, 존 레넌, 알버트 아인슈타인, 마틴 루서 킹, 스티브 잡스 등등등

사실 이건 그리 큰 문제가 될 건 없습니다.

살아가는 시대가 다를 때에는 그만큼의 괴리가 있을 수밖에 없거든요.

소크라테스는 미성년 남성과의 성관계는 영혼을 맑게 해준다는 말을 했었는데요.
이건 당시 시대상으로 볼 때, 무척이나 보편적인 반응이었거든요.

노예 해방으로 유명한 링컨 대통령은,
정치인으로서 자신의 신념 중에 하나가,
노예제도는 절대적으로 필요한 거라고
몇 번이나 연설에서 밝혔습니다.

그게 정상인 세상이었거든요.

물론 이런 것과 전혀 다른 삶을 사는 존재도 있긴 합니다.

어제, 한글날의 주인공인 세종 대왕님이 그러하신데요.
왕권이 가장 강력한 왕조시대의 절대 권력자였지만,
백성의 뜻을 알아야 한다고, 민주적인 선거를 몇 년이고 진행했었습니다.
모두가 사람 취급하지 않던 노비를 사람 취급했었고,
국왕이 군림하는 존재가 아니라,
어버이로서 사랑하는 존재라고 주장하고 그를 실천했으니까요.

율곡 이이는 세종 대왕을 평하기를 우리 민족의 진정한 스승이고,
그가 없었다면 우린 동물과 다를 바 없었다고 주장했었습니다.
그렇기에 우리나라 스승의 날은 세종대왕님의 생일인 5월 15일입니다.

이 세종 대왕님이 먼저 말한 위인은 어떤 관계가 있을까요?

사실은 그리 다르지 않습니다.

세종 대왕님도 지금의 시선으로 보면 비판받을 만한 행위를 했거든요.

과도하게 중국에 사대를 해서 민족 자주성을 해쳤고,
고기만 좋아하고 운동을 하지 않았고,
며느리에게 너무나 가혹했고,
너무 많은 후궁을 둔 것도 비판을 받을 만했죠.

그런데 말입니다.

사적으로 비판할 만한 부분 때문에,
공적인 업적까지 전부 부정하는 것은 문제가 있습니다.

극단적으로 말하면,

그렇게 사적 행위의 기준으로 공적 업적을 지워 버리면,

우리는 석기 시대로 돌아가버리거든요.

사적 행위에 대한 기준은 시대별로 변합니다.

우리는 앞으로 어떤 시대를 살게 될지 몰라요.

그때그때 바뀌는 기준으로 과거의 유산 전체를 부정해버리면,
인류는 다음 세대로 올라갈 디딤 발이 없어져 버립니다.

공적인 것과 사적인 것을 구분하는 것,
이것은 세상을 살아갈 때 무척이나 필요한 지혜입니다.

오늘의 이야기를 하는 이유요?

며칠 전 지인의 아들이 역사 공부를 하기 싫다고 했다더군요.
이윤 역사적 위인들의 더러운 모습을 봤다고요.
그런 사람들이 나오는 학문을 공부할 수 없다고 강력하게 주장했다고 합니다.
그렇게 비판받는 대상 중엔 세종대왕 와 이순신 장군도 들어가 있고요.

그래서 이 글을 적기 시작했습니다.

공과 사를 구분하라고요.

오늘 표지 그림으로 사용한 지킬 박사와 하이드씨의 메인 주제 중에 하나가
인간의 본성입니다.
인간의 본성은 선하거나, 악하거나 정해진 것이 아니라 복잡하단 거죠.

하나의 정의로 모든 것을 보려 하지 말고,
상황에 따라서,
본인이 가진 정의에 따라,
최선을 선택하는 것이,
결과적으로 현명합니다.

from 무상

사족: 다음 주말까지 아마도 지속적으로 계속 정신이 없을 듯합니다. 다 지나가면 한 번에 정리해서 한번 올려 보도록 하겠지마는, 일단은 잘 견디고 나아가 보도록 하겠습니다.